강아지 탄수화물 완벽 가이드, 비필수인데 왜 필요할까?

강아지에게 탄수화물은 비필수 영양소지만, 복합 탄수화물은 에너지 공급과 장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많은 보호자들이 "탄수화물은 강아지에게 불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혼란스러워합니다.

AAFCO나 NRC 같은 권위 있는 기관에서 탄수화물을 필수 영양소로 분류하지 않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이것이 탄수화물이 나쁘다거나 피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올바른 종류의 탄수화물은 강아지의 건강에 여러 가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탄수화물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어떤 탄수화물이 좋은지, 얼마나 필요한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알아보겠습니다.

강아지에게 탄수화물이 비필수 영양소라는 말의 진짜 의미

미국사료관리협회(AAFCO)와 미국국립연구회의(NRC) 기준을 보면 탄수화물에 대한 최소 필요량이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것이 많은 보호자들이 "탄수화물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게 된 결정적 이유입니다.

하지만 비필수 영양소라는 말의 정확한 의미는 "없어도 생존할 수 있다"는 뜻이지, "없는 게 더 좋다"는 뜻이 아닙니다. 실제로 강아지는 탄수화물 없이도 단백질과 지방을 통해 필요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어요.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당신생과정을 거쳐 포도당이 만들어지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왜 대부분의 사료에 탄수화물이 들어갈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강아지가 탄수화물을 충분히 소화하고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강아지는 육식성 잡식동물

강아지의 조상인 늑대는 완전한 육식동물입니다. 야생에서 늑대의 식단에는 탄수화물이 약 10% 정도밖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알려져 있어요. 하지만 강아지는 다릅니다.

2013년 Nature 저널에 발표된 획기적인 연구에 따르면, 강아지는 가축화 과정에서 전분을 소화하는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연구팀은 60마리의 개와 12마리의 늑대 유전자를 비교 분석했는데, 강아지에게서 췌장 아밀라아제를 생성하는 AMY2B 유전자가 늑대보다 평균 7배나 많이 복제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이 유전자 변화는 강아지가 전분을 분해하는 아밀라아제 효소를 훨씬 많이 생산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강아지의 췌장에서 이 유전자는 늑대보다 28배나 더 활발하게 작용합니다.

이러한 적응은 약 7,000년 전 농경 시대가 시작되면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간이 곡물을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강아지도 자연스럽게 전분이 풍부한 식단에 적응하게 된 거죠. 캐나다 온타리오 수의과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현재 강아지는 "육식성 잡식동물"로 분류되며, 상당한 양의 탄수화물을 효과적으로 대사할 수 있다고 합니다.

탄수화물이 강아지 건강에 미치는 영향

탄수화물이 비필수 영양소라고 해서 아무 역할도 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여러 가지 중요한 기능을 합니다.

에너지원 제공

탄수화물은 소화 과정에서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강아지의 주요 에너지원 중 하나가 됩니다. 강아지의 주된 에너지원은 지방이지만, 탄수화물도 1g당 약 3.5kcal의 에너지를 제공합니다. 특히 활동량이 많은 강아지에게는 빠르게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유용해요.

장 건강 개선

탄수화물 중에서도 식이섬유는 장 건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식이섬유는 대장에서 발효되면서 단쇄지방산(SCFA)을 생성하는데, 이 물질은 대장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고 장내 환경을 건강하게 유지해줍니다.

2024년 PMC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단을 먹은 강아지는 장내 유익균인 락토스피라, 비피도박테리움, 파칼리박테리움의 수가 증가했습니다. 이 유익균들은 탄수화물과 아미노산 대사와 관련된 유전자를 더 많이 가지고 있어 전반적인 소화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혈당 조절과 포만감

복합 탄수화물은 천천히 소화되기 때문에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급격한 혈당 상승과 하락을 막아주는 거죠. 또한 식이섬유가 포함된 탄수화물은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켜 체중 관리에도 유리합니다.

여러 연구에서 식이섬유가 강아지의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했습니다. 소화관을 통과하는 속도를 늦추고, 영양소 흡수 속도를 조절하기 때문입니다.

건강한 탄수화물 vs 피해야 할 탄수화물

모든 탄수화물이 같은 건 아닙니다. 탄수화물은 크게 단순 탄수화물과 복합 탄수화물로 나뉩니다.

단순 탄수화물 vs 복합 탄수화물 비교

복합 탄수화물 - 좋은 공급원

고구마

•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면역력 강화에 도움

• 비타민 A, 비타민 C, 칼륨, 식이섬유 함유

• 글루텐 프리로 소화가 잘됨

• 혈당지수가 낮아 혈당을 천천히 올림

• 단, 반드시 익혀서 급여 (생고구마는 트립신 억제 물질이 있어 단백질 흡수 방해)

호박

• 소화가 잘되는 식이섬유가 풍부

• 설사와 변비 모두에 도움

• 베타카로틴과 비타민 E 함유

• 칼로리가 낮아 체중 관리에 유용

현미

• 백미와 달리 겨층이 남아있어 영양가 높음

• 식이섬유, 비타민 B군, 셀레늄 함유

• 심장 건강에 도움

• 소화가 천천히 되어 포만감 유지

귀리 (오트밀)

• 수용성 식이섬유인 베타글루칸이 풍부

•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 피부 건강에 도움

• 글루텐이 적어 알레르기 위험 낮음

퀴노아

• 완전 단백질원 (모든 필수 아미노산 포함)

• 칼륨, 인, 마그네슘, 아연이 풍부

• 항산화 물질 함유

• 고대 곡물로 영양가가 매우 높음

보리

• 식이섬유가 매우 풍부

• 혈당 조절에 도움

• 비타민 B군과 미네랄 함유

• 포만감 유지에 좋음

단순 탄수화물 - 나쁜 공급원

정제된 곡물

• 백밀가루, 백미 등

• 도정 과정에서 식이섬유, 철분, 비타민 B 제거

• 영양가는 낮고 칼로리만 높음

• 혈당에 즉각적인 영향

과당이 많은 식품

• 설탕이 많은 간식

• 과도하게 가공된 식품

• 혈당 급상승 유발

옥수수 시럽, 맥아당 등

• 대부분의 저가 사료에 포함

• 급격한 혈당 변화 유발

• 영양가 거의 없음

강아지 사료의 적정 탄수화물 함량

강아지에게 필요한 탄수화물 양은 얼마나 될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생각보다 명확합니다.

강아지의 탄수화물 필요량

미국국립연구회의(NRC)의 연구에 따르면, 성견의 일일 식단은 최대 50%까지 탄수화물을 포함할 수 있으며, 이 중 2.5~4.5%는 식이섬유여야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최대 허용량이지 권장량은 아닙니다.

2019년 미국수의학회지(JAVMA)에 발표된 재미있는 연구에서는 강아지가 자연스럽게 어떤 식품을 선택하는지 관찰했습니다. 맛의 요소를 제거하고 균형잡힌 조건에서 강아지들은 다음과 같은 비율의 식단을 가장 많이 선택했습니다:

• 탄수화물: 36% (총 에너지 대비)

• 단백질: 30% (총 에너지 대비)

• 지방: 41% (총 에너지 대비)

흥미로운 점은, 강아지의 조상인 늑대의 자연 식단을 분석한 연구에서 야생 개과 동물은 총 식단의 약 7~14%만을 탄수화물로 섭취했다는 사실입니다.

사료 유형별 탄수화물 함량

건식 사료의 현실

많은 시중 건식 사료의 탄수화물 함량은 46~74%에 달합니다. 이는 강아지의 자연스러운 선택(36%)이나 조상인 늑대의 식단(7~14%)보다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 왜 이렇게 높을까요?

캐나다 온타리오 수의과대학(OVC)의 연구에 따르면, 건식 사료 제조 과정에서 전분은 구조적 안정성을 위해 필수적입니다. 압출 공정(extrusion)으로 사료를 만들 때 탄수화물이 없으면 반죽이 팽창하지 않고 원하는 질감을 만들 수 없어요.

화식과 습식 사료의 탄수화물

화식과 습식 사료는 수분 함량이 60~80%로 높기 때문에 탄수화물 비율이 낮아 보입니다. 하지만 건물 기준(수분 제외)으로 환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예시)

• 화식 탄수화물 20% (표기값)

• 수분 함량 70%

• 건물 기준 탄수화물 = 20 ÷ (100-70) × 100 = 약 67%

이렇게 보면 오히려 건식 사료보다 더 높아 보이지만, 실제 강아지가 섭취하는 절대량은 건식 사료보다 적습니다. 수분이 포함된 식단은 포만감을 높이고 칼로리 밀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에요.

권장하는 적정 탄수화물 범위

과학적 연구와 강아지의 자연스러운 선택을 종합하면,

권장 범위: 30~45% (총 에너지 대비)

• 강아지의 자연 선택(36%)에 가까움

• 복합 탄수화물의 이점 활용

• 단백질과 지방의 적정 비율 유지

주의 범위: 46~60%

• 많은 저가 사료가 이 범위

• 단백질과 지방 비율 상대적으로 낮음

• 체중 관리 필요

과다 범위: 60% 이상

• 영양 불균형 위험

• 단백질 부족 가능성 높음

• 권장하지 않음

탄수화물 함량 계산하는 방법

사료 라벨에는 탄수화물 함량이 직접 표기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AAFCO가 표기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간단한 계산으로 알 수 있습니다:

탄수화물 함량 = 100% - 단백질% - 지방% - 수분% - 조회분%

탄수화물 제한이 필요한 경우

대부분의 건강한 강아지에게 적절한 양의 복합 탄수화물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특정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조절이 필요할 수 있어요.

당뇨병

당뇨병이 있는 강아지는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해야 합니다. 식이 탄수화물은 포도당으로 전환되어 혈당을 직접 올리기 때문이죠. 당뇨 강아지의 경우 전체 칼로리에서 탄수화물이 30%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다만 식이섬유는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 연구에서 식이섬유가 소화관 이동 속도를 늦추고 영양소 흡수를 조절하여 혈당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했습니다.

비만

체중 감량이 필요한 강아지에게는 저탄수화물 식단보다는 저칼로리, 고섬유질 식단이 더 효과적입니다. 식이섬유가 포만감을 주면서도 칼로리는 낮추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에요.

불용성 식이섬유를 늘리면 칼로리 밀도를 낮추면서도 섭취량은 유지할 수 있어 체중 관리에 유용합니다.

췌장염,고중성지방혈증

이 질환이 있는 강아지는 저탄수화물 식단을 피해야 합니다. 저탄수화물 식단은 자동으로 고단백, 고지방이 되는데, 이는 췌장염과 고중성지방혈증에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든 질병이 있는 강아지의 식단 변경은 반드시 수의사와 상담 후 진행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탄수화물 없이 강아지를 키워도 되나요?

이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강아지는 단백질과 지방만으로도 필요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어요. 하지만 무탄수화물 식단의 경우 단백질 요구량이 크게 증가합니다. 체중 1kg당 일반 식단에서는 하루 7g의 단백질이 필요하지만, 무탄수화물 식단에서는 12g으로 증가합니다. 또한 식이섬유의 장 건강 효과를 놓치게 됩니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적절한 복합 탄수화물을 포함하는 게 더 균형잡힌 선택입니다.

Q2. 고구마, 호박, 현미 중 어떤 게 가장 좋나요?

세 가지 모두 훌륭한 복합 탄수화물 공급원입니다. 고구마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하고, 호박은 소화가 잘되며, 현미는 식이섬유가 풍부해요. 가장 좋은 방법은 여러 종류를 로테이션하며 급여하는 겁니다.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죠.

Q3. 강아지 사료에 탄수화물이 많으면 안 좋은가요?

60%를 넘어가는 고탄수화물 식단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탄수화물이 많다는 건 상대적으로 단백질과 지방이 적다는 의미거든요. 강아지에게 가장 중요한 영양소는 단백질이므로, 30~40% 정도의 적절한 탄수화물 비율을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Q4. 화식에는 탄수화물이 얼마나 들어가나요?

제품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화식의 탄수화물 함량은 10~30% 수준입니다. 화식은 수분 함량이 60~70%로 높기 때문에 탄수화물 비율이 낮아 보이지만, 건물 기준으로 환산하면 적정 수준이에요. 고구마, 호박, 현미 같은 복합 탄수화물을 사용하면 소화가 잘되면서도 AAFCO 기준을 충족하는 균형잡힌 식단을 만드는데 도움이 됩니다.

마무리

강아지 탄수화물에 대한 진실, 이제 명확히 아시겠죠? 탄수화물은 비필수 영양소지만, 올바른 종류를 적절한 양으로 급여하면 강아지의 건강에 여러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고구마, 호박, 현미, 귀리 같은 복합 탄수화물은 에너지를 제공하면서 장 건강까지 개선해주는 훌륭한 선택입니다.

강아지의 식단을 선택할 때는 탄수화물의 유무보다는 어떤 종류의 탄수화물인지, 그리고 함량은 어느 정도인지, 전체 영양 균형이 잘 맞는지를 살펴보는 게 더 중요합니다. 테이스트오브네이처 화식에는 복합 탄수화물인 고구마, 현미, 퀴노아가 들어있어 포만감, 혈당 유지, 장건강에 도움을 줍니다.

참고자료

• Axelsson E, et al. "The genomic signature of dog domestication reveals adaptation to a starch-rich diet." Nature, 2013

• Arendt M, et al. "Diet adaptation in dog reflects spread of prehistoric agriculture." Heredity, 2016

• OVC Pet Nutrition, University of Guelph. "Carbs & Dogs", 2025

• "The role of carbohydrates in canine and feline nutrition." PMC, 2024

• Whole Dog Journal. "Carbohydrates and Your Dog's Digestive System", 2024

• "Nutritional value of common carbohydrate sources used in pet foods." PMC, 2024

• "The Impact of Fiber Source on Digestive Function, Fecal Microbiota, and Immune Response in Adult Dogs." PMC, 2024